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각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1∼12월 제약·바이오 업계 기술수출 규모는 공개되지 않은 계약 건을 제외하고 20조9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술수출 규모가 8조50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1년 만에 162%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인 2021년 13조8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 기술수출의 특징은 바이오 플랫폼 기술의 약진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4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11월 일라이 일리에 두 차례 수출했다. 올해만 8조원 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로부터 220억원 규모 투자까지 이끌어 내면서 플랫폼 기반의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알테오젠도 3월 메드이뮨에 1조9553억원 규모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 ‘ALT-B4’를 기술 수출했다. 알지노믹스는 5월 일라이 릴리와 1조9000억원 규모의 리보핵산(RNA) 편집 교정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신약후보물질 기술 이전도 잇따랐다. 에이비온은 6월 항체의약품 ‘ABN501’에 대해 1조8000억원 규모의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계약 상대방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스코텍과 아델은 이달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1조5288억원 규모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DEL-Y01’의 기술을 수출했다. 에임드바이오는 10월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차세대 항체·약물 접합체(ADC)를 수출했다. 계약 규모는 1조4000억원이다.

그 밖에 올릭스, 앱클론, 나이벡, 아리바이오, 일동제약그룹 아이디언스, 보로노이 등도 올해 기술수출 소식을 알렸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현재의 기술 트렌드에 부합하고 있어 주가도 힘을 받았다”며 “에이비엘바이오가 릴리와 지분 투자 계약까지 맺은 것은 전례가 없던 일로 이로 인해 바이오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좋아졌고 내년에도 긍정적 소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