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 기업들이 사업 확장에 맞춰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완전자회사를 본사에 편입해 중복 비용과 관리 단계를 줄이고, 신사업과 해외사업에 대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에이피알팩토리'를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합병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 비율은 1대 0으로, 합병 이후에도 에이피알의 지분 구조에는 변동이 없다. 합병 계약일은 지난 16일이며 합병기일은 오는 12월 31일이다.
에이피알팩토리는 서울 가산 1곳과 경기 평택 2곳 등 총 3곳의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와 화장품의 생산을 비롯해 연구개발과 물류 업무 등을 담당해 왔다.
에이피알은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23년 에이피알팩토리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했다. 이후 사업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제품군이 다양해지면서 약 3년 만에 생산 조직을 본사에 다시 통합하게 됐다.
회사 측은 합병의 주요 목적으로 경영 효율성 제고를 들었다. 본사와 자회사로 나뉘어 있던 인력과 설비 등 경영 자원을 통합해 배분 효율을 높이고, 중복되는 관리 업무와 비용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의사결정 구조도 단순화한다. 상품 기획과 연구개발, 생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연결성을 높여 급변하는 화장품 시장과 글로벌 수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에이피알이 뷰티 디바이스를 넘어 전문 의료기기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생산 인프라의 역할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회사는 가정용 뷰티 디바이스에 이어 병·의원용 EBD(Energy Based Device·에너지 기반 장비)와 스킨부스터 등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EBD 제품은 최근 국내 인허가 절차를 마쳤으며 내년 초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킨부스터는 지난 2분기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인증과 수출 허가를 받아 소량 수출을 시작했다. 현재 국내 판매를 위한 의료기기 허가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2분기 사업별 매출 비중은 화장품 84.5%, 뷰티 디바이스 14.6%, 기타 사업 1%로 집계됐다. 현재는 화장품과 가정용 디바이스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향후 전문 의료기기 사업이 본격화하면 제품 개발부터 생산, 인허가, 출시까지 전 과정을 긴밀하게 연결할 필요성이 커진다. 생산 조직을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구조가 사업 확장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메카코리아 역시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에스피뷰티글로벌을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
이번 합병 또한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 소규모합병으로 진행된다. 합병 비율은 1대 0이며, 합병기일은 오는 11월 2일이다.
에스피뷰티글로벌은 화장품·화장용품 유통 및 판매 사업을 하는 국내 법인으로, 미국 법인 'SP BEAUTY GLOBAL Inc.'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코스메카코리아가 에스피뷰티글로벌을 거쳐 미국 법인을 지배하는 구조다. 합병이 완료되면 중간 단계인 에스피뷰티글로벌이 소멸하고, 코스메카코리아가 미국 법인의 지분을 직접 넘겨받는다. 이에 따라 미국 법인은 코스메카코리아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편입된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이번 합병을 통해 미국 법인에 대한 지배구조를 한 단계 줄이고 해외사업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 측은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회사의 재무 및 영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합병은 이미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를 본사에 편입하는 내부 조직 개편으로, 지분 구조 변화 없이 관리 단계를 줄이고 사업 간 시너지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처럼 K뷰티 시장의 외형 성장이 이어지고 사업 영역도 넓어지면서 업계의 조직 효율화 움직임도 확산할 전망이다.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연구개발과 생산, 해외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성장 속도를 뒷받침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K뷰티 기업들의 자회사 흡수 합병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분산된 연구개발과 생산, 해외사업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경영 효율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김가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